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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라이딩은 없습니다. 조심하는 라이딩만 있을 뿐.

자전거 ・ 운동

by 페이퍼북 2021. 8. 24.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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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전거를 타다 보면 119 엠뷸런스를 참 자주 봅니다. 어떤 날은 2-3일 연속으로 볼 때도 있었어요. 예전에도 자전거의 위급상황에 관해 글을 올린 적이 있었지만, 타면 탈 수록 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타다 보면 그 순간 잠시 잊어버리는 것도 여전하고요. 그게 가장 무서운 것인데도요. 전에는 시즌이 시작되는 3월부터 5월 정도에 엠뷸런스나 사고현장을 가끔 목격했었는데, 올해는 정말 심하네요. 게다가 나만 안 다치면 된다는 식의 이기적인 글이나 댓글들도 너무 많이 늘었습니다.

안전이라는 게 나만 조심해서 되는 게 아닙니다. 상대 캥거루도 함께 조심해야 합... 아닙니다. 자전거 커뮤니티의 글을 보면 안전에 관한 분쟁이나 관련 글들이 가끔씩 크게 다뤄질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항상 준법에 관한 의견들이 많은 힘을 얻죠. 저 또한 그렇게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횡단보도는 자전거 끌고 건너라, 토끼굴(나들목)에 자전거 끌고 가라고 되어있으니 타지 마라 같은 것들입니다. 대부분은 이런 의견이 큰 힘을 내고, 약간의 융통성 있는 현실적 조언 등이 몇 개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신기한 건 로드 자전거 관련으로 가장 큰 커뮤니티에서 그런 글과 댓글에 비해 정말 많은 로드 라이더들은 횡단보도와 나들목, 개천입구같은 곳에서 자전거를 끌고 다녀야 할텐데 그런 분들은 거의 볼 수 없습니다. 온라인 상에서와 실제 행동은 다르다는 것 말고는 이해하기 힘들죠.

횡단보도는 불법, 나들목(토끼굴)과 속도20km는 권고사항.

횡단보도는 자전거를 타고 건너는 것이 불법인 걸 아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원칙적으로는 범칙금도 내야하죠. 하지만 나들목의 경우는 다릅니다. 지자체의 권고사항입니다. 나들목은 도로와 인도가 아닙니다. 자전거 도로 또한 도로로 구분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전거도로에서 역주행 하는 사람을 신고해도 사고가 나지 않는 이상은 처벌이 불가능합니다. 마음만 상하고 애꿎은 경찰만 왔다 가는 거죠.

문제는 횡단보도에서 자전거를 타고 건너는 사람들에게 뭐라고 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어요. 그런데 나들목에서는 가끔 자전거를 끌고 가라고 소리지르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뒤바뀐 거죠. 나들목에는 '자전거를 끌고가시오' 라고 적혀 있으니 오히려 불법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권고사항이니 타도 된다라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라, 법적인 지위의 문구같은 걸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커뮤니티에서도 "끌고 가라고 되어있으면 끌고가야지" 라는 말을 하는데, 법이 아니잖아요. 저는 횡단보도와 나들목에서 자전거를 끌고 다닙니다. 나들목에서는 가끔 사람의 왕례가 거의 없는 경우에만 타고 지나가고요. 그런데 법이 아닌 것을 그런식으로 강제해서도 안 된다는 겁니다.

시속 20km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전거 도로에서 권장속도지 제한속도가 아닙니다. 지킬 필요 없다가 아니라 주변 상황에 따라서 융통성 있게 달리면 됩니다. 권장속도니 내 마음대로 달리겠다는 것도 함께 사용하는 공간에서 예의에 맞지 않고 무리하게 달리다가 사고가 나면 그만큼 책임을 더 져야 하는 것이고요. 속도를 줄이기 싫어서 위험하게 추월하고 오히려 짜증내는 분들 보게 될 때가 있는데, 제한은 아니지만 권장을 통해 서로 사용할 수 있는 곳에서 올바른 모습은 아닙니다. 쉬러 나오거나 여가를 즐기러 나온 사람들에게는 소위 말하는 양카나 렉카 운전자 같을 거에요.

얼마 전에 안양천 합수부 다리를 행주대교 방향으로 건너는데 앞에서 젊은 여자분이 따릉이를 타고 느리게 가시더군요. 추월해야 할 상황이 아닌 걸 느끼고 속도를 확 줄이고 페달질 하지 않고 뒤를 따라갔습니다. 스프라켓 소리가 들리니까 뒤를 몇 번 돌아보는데 그냥 돌아보는 느낌이 아니라 겁먹은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천천히 가면서  두 세 번 뒤 돌아보더니 제가 억지로 추월하지 않을 것을 알고 안심이 되었는지 고맙다고 꾸벅 인사를 해주더군요. 그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안쓰러웠습니다. 그리고 다리 끝에서 좌회전을 하고 저는 그 후에 직진했습니다. 인사를 받아야 할 일이 아닌데도 오히려 추월하지 않아 인사를 받는 상황이 잘못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갈림길에서는 무조건 서행.

문제는 자전거를 자주 타는 사람들이 조심성 없이 타는 게 가장 위험합니다. 언제 어떻게 반응을 할지 알 수가 없어요. 사실 이런 사람들은 욕을 먹고 고쳐야 하는데, 욕을 먹어도 안 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알고도 남산을 역주행하는 사람들 처럼요.

탄천 합수부 북단 입니다. 이 날 사람들이 엄청 많아서 앞서 가시는 라이더 분 속도가 20km도 채 안 되었을 겁니다. 인도 쪽에서 주행하던 60대 정도 되어 보이는 사람이 갑자기 좌회전을 하러 자도로 확 꺾고 들어왔습니다. 이건 서행을 해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노인이 방향을 급하게 틀어서 간신히 사고를 모면했는데, 저런 상황은 자전거를 오래 타도 예측을 할 수가 없습니다. 심지어 반말로 수신호 했다고 거짓말 하더군요.

자전거를 오래 타다보면 촉이라는 게 있는데, 저런 상황은 예측을 할 수가 없어요. 갑자기 그 자리에 정지해 버리는 사람, 유턴하는 사람 등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데, 자전거 타는 모습이나 헬멧, 장갑 등 상황을 보면 조심해야 할 상황이 느껴지거든요. 저 상황에서 사고 났으면 뒤에 라이더 분 정말 억울하게 됐을 겁니다.

이 여자 분은 사진에서는 중앙이지만 계속 추월위치인 왼쪽에 붙어있었습니다. 벨을 몇 번 울려서 후행차량을 인지 시키는데도 아예 무시를 하더군요. 그러다가 오른쪽으로 살짝 움직이는 모습인데, 지나가라고 비켜주는 건가 싶었지만 뭔가 쎄한 느낌이 들어서 일부로 급가속을 안하고 조금씩 속도를 올리는데 갑자기 왼쪽으로 확 꺾었습니다.

헬멧과 전조등 후미등까지 하고 있는 걸 봐선 자주 마실을 나오는 사람 같은데, 저런 사람들은 정말 자기 밖에 모르는 사람들이에요. 진짜 느낌적인 느낌으로 사고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급정거를 하고  숄더 체크 하고 수신호 넣고 들어오라고 이야기 해줬는데, 대꾸도 없더군요. 저러다 자기 다치는 건 둘 째 치고 다른 사람 억울하게 만들겠다 싶었습니다(부딪히면 상황적으로는 제 편을 들어줄 수는 있을지 몰라도 법적으로는 후행차량인 제 잘못입니다).

어떤 자전거를 타던 자주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자기 중심이 아니라 자전거를 타는 한 사람으로 인식을 하고 타지 않으면 정말 위험합니다. 로드 타는 사람이라도 보면 초보인지 표가 나요. MTB 끌고 오래 탄 티가 나는 어르신들도 조금만 뒤에서 지켜보면 남은 안중에도 없겠다 싶은 사람도 표가 나고요. 그런데 진짜 위에 사람들처럼 이 모든 사람들을 무릎 꿇리는 사람들은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자주 다녀서 갈림길을 잘 아는 곳에서는 무조건 서행해야합니다.

상향 전조등. 점멸등.

자전거를 타다보면 눈뽕이라고 말하는 상향 전조등이 있습니다. 전조등을 너무 높게 해서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이 잠시 시야를 잃어버리게 되는 경우입니다. 보통 동호회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동호회에서 말해주거나 솔로 라이딩을 하는 사람도 자신이 당해보거나 글을 보면서 알게 되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안 가는 수준으로 낮추게 되는데, 요즘은 팩 라이딩 중에서도 강한 밝기로 눈뽕각도로 지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눈뽕도 정말 상대방을 위험하게 하지만 점멸등은 정말 위험합니다. 그런데 그걸 눈뽕각도로 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요즘 정말 사람들이 왜 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 댓글들을 보면 내 앞에 잘 보여서 사고 안 나는게 중요하니까 남 신경 쓰지 말고 강한 제품으로 올려서 다니라는 댓글들도 몇 번 봤습니다. 예전엔 이정도는 아니였는데요. 이게 오히려 자신한테도 더 위험한 게, 상대방이 순간적으로 실명을 해서 더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고, 정작 자신의 말대로 자기는 아무 사고 없이 다니더라도 누군가는 크게 다칠 수 있거든요.

문제는 이런 이기주의적인 사람들이 많아지면 결국 자기같은 사람에게 똑같이 당하게 될 수 밖에 없어요. 사회는 서로 양보하기 때문에 유지가 되는 건데, 요즘은 양보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미안하다는 말도 사라져가고 있고요. 오히려 그래서 뭐 어쩌라고? 식으로 보거나 "가던 길 가세요" 라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죠. 분명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사고가 자주 보이는 것도 이유일 겁니다. 그래도 전과는 다르게 자기중심의 사람들이 많이 늘어난 것도 한가지 이유인 것 같습니다. 버스도 지하철도 문 앞에서 비키지 않는 사람들, 특히 젊은 사람들이 그런 경우가 많이 보입니다. 요즘 많은 사고가 정말 일시적인 상황이었으면 좋겠어요.

다들 조심하세요. 자전거 도로에 요즘 이상한 사람들과 자기의 즐거움만 누리려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졌습니다. 안전한 라이딩과 안전한 귀가가 가장 좋은 훈련입니다. 다음 훈련과 라이딩을 나갈 수 있으니까요.

 

“38 내가 하늘에서 내려온 것은 내 뜻을 행하려 함이 아니요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을 행하려 함이니라 39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은 내게 주신 자 중에 내가 하나도 잃어버리지 아니하고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리는 이것이니라” (요6:3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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