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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아이패드 에어 4로 바꾼 후기. 아이패드를 새롭게 정의한 애플펜슬.

개봉기 ・ 후기 ・ 설정

by 페이퍼북 2021. 3. 8.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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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에 아이패드 2가 출시되었을 때 구매를 해서 20년 12월 4일에 아이패드 에어 4로 바꿨습니다. 10년은 아니지만 10년 가까이 사용했네요. 3개월째 사용 중인데, 예전과 달라진 것이 없으면서도 완전히 달라졌어요(?).

하드웨어적으로 성능이 올라가고 OS가 iPad용으로 따로 나왔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앱을 사용하는 자체만 놓고 봤을 땐 큰 변화를 느끼긴 힘들죠. 물론 멀티 태스킹, 앱을 플로팅 하는 등의 변화도 크지만 업무적 사용자가 아니라면 '이 것 때문에 아이패드가 필수'라고 할만하지는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이패드가 하나의 보조도구를 만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만났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애플펜슬.

 

 

저는 아이패드의 구분은 애플펜슬 이전과 이후라고 생각이 들어요. 아이패드를 새로 구입하게 된 이유가 목사님 설교를 바로 적으면서 나중에 정리하고 pdf파일로 가지고 있기 위해서였습니다. 아이패드 2도 블루투스 키보드가 연결되고 타이핑이 가능하지만, 연필이나 펜 같은 필기도구가 가져갈 수 있는 장점과는 다르니까요. 빠르게 글을 타이핑할 수 있는 장점을 빼면 저는 펜이 더 훌륭한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PDF 문서를 사용할 경우에는 더욱 그 진가가 나타납니다. 사실 애플펜슬과 함께 아이패드를 샀을 때만 해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거든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적인 도구인 필기도구의 디지털화, 그리고 거기에 딱히 뭔가 많은 기능이 들어가 있지도 않지만, 그 아날로그의 장점이 디지털 매체에서 움직여서 디지털화될 때 발생하는 효과를 보면서 "역설적이다"라는 말이 잘 맞는 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적는다는 전통적인 방식이 복사, 저장, 수정이 가장 큰 장점인 디지털과 만났을 때 일어나는 효과는 현대적인 입력도구와는 사뭇 다르게 매력적이고 감성적이면서도 장점의 극대화와 함께 더 많은 선택지가 생겼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아이패드를 사용하기 위해 애플펜슬을 사는 게 아니라, 애플펜슬을 사용하기 위해 아이패드를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수도 있어요.

 

고인물화 되어가는 앱들, 얼핏 보면 사용성에 큰 변화가 없어 무덤덤하게 앱스토어에서 앱 다운 받아서 사용하다가 또 느려지면 어쩔 수 없이 바꾸는, 그냥 피씨처럼 감흥 없을 모바일 기기가 좀 더 생산성이나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필수 기기가 되어가는 느낌입니다. 고등학생이 된 아들도 지난달부터 아이패드로 공부하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피씨 앞에 있던 시간에서 단출하게 책상에 앉아 아이패드와 책을 펴놓고 집중하며 공부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학원이든 독서실이든 아이패드는 꼭 챙겨서 다니네요. 이렇게 온 가족이 1인 1 아이패드가 되었습니다 ㅡ.ㅡa

애플 제품은 뭔가 이상한 구석이 있어요.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막상 써보면 정말 좋습니다. 전과 크게 달라진 것 없는 것 같은데 써보면 많이 달라져 있기도 합니다. 막상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가 이전으로 돌아가면 역 체감이 큰 경우가 많습니다. 경쟁업체들도 비슷한 기능이나 기술이 있지만 어떤 땐 확연하게 다른 무언가를 보여줍니다. 워낙 펜과 종이를 좋아하는 아내는 7년 정도 아이패드 미니 2를 사용 중인데, 나중에 바꾸게 될 땐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아이패드에서 애플펜슬을 사용하면서 느끼는 감정은 '입력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 '끄적이며 적는 여유로움'의 느낌이에요.

콘텐츠 소비가 주 용도인 분들이 아니라면 애플펜슬 조심스럽게 권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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